산행및여행/산행관련 망태기

400산에 서서(정만식 씨)...펌 글

Tongjimi Musima~ 2010. 1. 20. 15:33

400산에 서서

                                                                                     정   만  식  


   전국의 산을 돌며 400산을 오르게 된 것은 처음부터 목표를 두고 오른 게 아니라 오르다보니 400산이 되었다.

   처음에 생각 없이 운동한다고 100산을 오르다가 頂上石 찍는 맛이 붙여 200산이 되고,

   매주 산에 가는 게 생활이 되어 300산이 되더니 산에 안가면 사무실 일이 안될 정도로 마니아가 되니,

   안내 산악회에서 가는 산은 다 갔던 산이라 갈만한 곳이 없었다.

  우연히 백두대간 종주 팀에 합류하다 보니 400산이 되었다.

  이제 500산은 지금까지 혼자서 산행하던 습관을 버리고 여러 사람과 어울려 즐겁고 여유로운 산행을 하고자 한다.

  그간 400개의 산을 다니면서 나름대로 느낀 점을 두서없이 기록하여 혹시라도 산행에 뜻이 있는 동기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1. 참고 문헌과 싸이트

  산행 계획을 세울 때에는 사전에 가려고 하는 산에 대한 자료를 철저히 검토하여 숙지하는 게 중요한데,

  내가 참고했던 문헌과 관련 싸이트에는 어지간한 산에 관한 모든 정보가 다 들어있었다.

       

     ▲ 참고 문헌

      -. 《등산지도200산》성지문화사.

         200개산 코스를 자세히 그려 논 지도다.

      -. 《한국400산행기》김형수.

         작자가 직접 산행한 코스, 시간, 들머리, 교통편을 기록했다.

      -. 《괴산의 명산35》괴산군.

         군내 산 35개의 코스와 유래를 간단히 적은 소개책자다

      -. 월간지《》조선일보사.

         몇 년째 연간 정기구독을 계속하고 있다.

      -. 월간지《사람과 산

         몇 년째 정기구독을 하면서 각종 정보를 얻고 있다.

 

     ▲ 참고 싸이트

      △ 한국의 산하(http://www.koreasanha.net/)

         전국의 모든 산을 산별, 지역별로 소개하고, 국·도·군립공원을 열거하여 한눈에 볼 수 있게 했는가 하면

         개인별 산행기를 사진과 함께 수천 개 올려놓아 산행 전에 숙지하면 완벽한 산행을 할 수 있다.

      △ 한국등산중앙회(http://www.kmla.co.kr/)

         수십 개 안내산악회가 년·월·주별로 산행할 산행지를 예고하여 가고자 하는 산을 고를 수 있다.

         여기에도 산사진과 산행기가 있다.

      △ 한국등산중앙연합회(http://www.sanak114.co.kr/)

         위 중앙회와 마찬가지로 매주 산악회별로 가고자 하는 산을 매주  초에 올려놓는다.

      △ 박영춘 홈페이지 (http://www.gosan21.net/)

         현직 경찰관이 운영하는 홈페이지인데 특히 지도를 찾아가기 쉽게 잘 그려 놓았다.

         책에서 베낀 지도가 아니라 운영자가 직접 산행하고 그린 지도라 어느 지도 보다 상세히 사실적으로

         잘 그려져 있어서 큰 도움이 된다.


  2. 안내산악회

  한국등산중앙회 소속 23개 산악회, 한국등산중앙연합회 소속 27개 산악회가 산악회 홈페이지에 연간ㆍ월간ㆍ

  주간에 갈 산행지를 예고한다.

  소위 안내 산악회의 출발지는 동대문종합시장 주차장, 사당역, 양재역, 잠실역에서 출발하여 복정역, 죽전을

  경유하기도 한다.


  3. 산행지 선정

  위의 문헌과 싸이트를 참고하여 국립공원 20개→도립공원 22개→군립공원 29개를 섭렵 한 후 이름이 많이 알려진

  산부터 순차적으로 다녔다.

  300개를 지나니 안다닌 산을 찾기가 힘들었고, 찾았다 하더라도 서울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서 안내 산행이 아니면

  자가 운전으로 가기가 어려웠다.

  우연히 백두대간 팀에 합류하여 이름이 덜 알려진 산도 다니다 보니 400개가 되었다.   

  사정이 있어 부득이 산에 가지 못할 공휴일에 대비하여 경기도 산을 가까운 순서로 준비해 두었다가

  새벽 일찍 2~3시경에 집에서 출발하여 산행 끝내고 귀가하면 오후 2~3시가 되어 볼 일을 볼 수도 있다.

  그러면 산에도 가지 못하고 휴일을 그냥 빈둥거리며 보내는 일은 없을 것이다. 


  4. 식사와 간식

   산행 2시간 전에 식사를 해야 산행 시 몸이 가볍다고 한다.

   산행 직전에 음식물을 먹으면 몸이 무거워 힘이 들고 먹지 않으면 힘이 달려 못 올라간다.

   한 번에 많이 먹지 말고 조금 씩 여러 번 나누어 먹는다. 간식도 꺼내기 좋은 곳에 넣어두고 수시로 먹어야지

   한 번에 많이 먹으면 힘이 든다.


  5. 복장

   여름이라도 나무 가지나 풀에 긁히지 않도록 짧은 티보다 긴 티가 좋다.

   겨울에도 설악산, 지리산, 한라산 정상이 아니면 내피를 입을 만한 산이 몇 개 없으니 외피만 입고

   내피는 배낭에 넣어두었다 쉴 때 잠간 입는 게 좋다.

   우의는 배낭까지 덮어주는 ‘싸이더’ 제품이 새로 출시되어 입고 벗기도 편하고 비도 많이 가려준다.

   여름엔 날씨와 관계없이 지참하고 다니는 게 좋다.


  6. 등산화와 랜턴

   등산화는 평소 구두 치수 보다 10mm 정도 큰 것을 골라 일반양말 위에 등산양말을 끼어 신으면 발이 아프거나

   발바닥에서 열나는 일이 없을 것이다. 5mm 보다는 10mm 큰 것이 좋다. 

   아이젠과 헤드랜턴은 낮이 짧은 겨울과 봄에는 항시 지참하고 다녀야 한다.


  7. 스틱

   스틱 사용이 몸에 익지 않은 처음엔 다소 불편하나 사용하는 게 훨씬 편하고 힘도 덜어준다.

   스틱은 T자형 보다는 스키 스틱 같은 一자형이 손목 관절에 좋다고 하며, 한 개보다 2개를 쓰는 게 좋다.

   스틱은 값이 비싸더라도 가볍고 튼튼한 것을 사용하는 게 좋다.

 

  8. 비상약품

  산행 중 가장 흔히 발생하는 사고가 넘어져서 손이나 얼굴이 긁혀 피가 나거나 발을 삐거나 근육이 뭉치는 경우다.

  피가 날 경우는 대일밴드, 후시딘. 접질리거나 삘 경우는 스프레이 파스, 근육이 뭉칠 때는 먹는 근육이완제와

  뭉친 근육을 찔러 피를 내게 하는 사혈침(瀉血針ㆍ볼펜 같이 끝을 누르면 바늘이 나오는 것)이 필요하다.

  갖고 다니다 별 일 없어 빼고 나면 꼭 필요한 상황이 생겨서 당황한다. 유비무환이다.


  9. 들머리

  안내 산행은 가이드를 따라가기만 하면 들머리 걱정은 안해도 되지만 단독산행은 들머리 찾는 일이

  산행의 반을 접어두는 정도로 중요하다.

  출발 전에 기록을 상세히 검토하여 들머리까지 가는 차량코스를 알아두어야 하며 들머리 부근에 도착해서도

  들머리 초입을 정확히 찾아야 한다.

  대충 알고 갔다가는 들머리를 찾느라 몇 시간을 왔다 갔다 하다보면 진도 빠지고 신경질이 나서

  산행을 포기하게 된다.


  10. 걸음걸이

  산행을 시작하고 1시간까지가 제일 힘이 드니 처음엔 소폭으로 천천히 걷다가 몸이 풀리면 제 속도로 내도록 한다.

  처음부터 선두를 따라가든가 보폭을 크게 빨리 걷다보면 나중엔 지쳐서 산행을 망친다.

  앞사람이 빨리 간다고 따라 가다가는 금방 지치고 자신의 페이스를 잃어 걷지도 못하게 된다.


  11. 식수

   여름엔 2,000㎖, 겨울엔 500㎖를 가지고 다니면 충분하다.

   한여름에는 땀이 많이 나니 산행 30분전에 정제 알소금을 하나 먹으면 땀도 덜나고 갈증도 느끼지 못한다.

   약국에서 1,000개에 만원이다. 갈증이 심할 때는 캔 맥주를 하나 갖고 다니다 먹으면 갈증이 가신다.

   물도 갈증이 날 때 먹으면 갈증이 해소될 때까지 시간이 걸리므로 갈증이 나기 전에, 쉴 때 한 모금씩 먹어두는 게

   갈증 해소는 물론 갈증 예방에 효과적이다.


  12. 휴식

  1시간 쉬고 5분 쉰다고 하는데 나는 걸음이 느린데다 사진까지 찍느라고 남들이 밥 먹고 간식 먹을 때

  쉬지 않고 걸어서 따라 갈 수 있었다. 안내 산행은 시간에 쫓기어 쉴 틈이 거의 없다.


  13. 길을 잃었을 때

  안내 산행도 처음부터 끝까지 가이드가 따라 다니는 게 아니고 중간 중간 만날 뿐이기 때문에 길을 잃을 염려가 많다.

  우리가 걸을 때 자신도 모르게 땅만 보고 걷게 되는데 고개를 쳐들고 자주 위도 살펴야 한다.

  삼거리나 희미한 길이 나오면 근처 나뭇가지를 올려다보고 리본을 찾아서 리본이 있는 길로 가야 한다.

  혼자서 산행 할 때는 문방구에서 파는 색동리본을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배낭에 넣고 다니다 헷갈릴 것 같은 지점에

  달아 놓으면 길을 잃었을 때 역순으로 되돌아가 정확한 시발점을 찾는데 도움이 된다.

  그런데도 잘못 들어섰다고 생각되면 즉시 되돌아가거나 능선을 향해서 치고 올라가면 길을 찾기가 쉽다.

  등산길이나 하산길이나 잘못 들어선 길이 계곡 쪽이면 반드시 능선 쪽을 보고 올라가야 한다.


  14. 포기하고 싶을 때

  산행을 하다보면 힘들고 지쳐서 그만두고 싶은 고비가 있는데 이럴 때 포기하지 말고

  그 지점에서 조금만 더 올라가면 반드시 걷기 좋은 평편한 능선길이 있게 마련이다.

  포기하지 말고 천천히 올라가면 된다.

  포기하고 탈출로로 내려가 보았자 계속 올라가는 것보다 특별히 쉬운 것도 아니고

  산행이 끝나면 엄청 후회하게 마련이다.

  등산길도 우리네 인생길과 같아서 죽을 것 같이 힘든 길이 끝나면 반드시 걷기 편한 길이 있었다.


  13. 기록

  산행하고 얼마 지나면 남고 기억에 남는 게 없으니 사진으로 정리해 두는 게 좋다.

  사진 한 장 찍는 시간에 다른 사람은 10m 정도를 가니 너무 많이 찍다보면 낙오되기가 십상이다.

  그리고 우리 나이에 산행을 상세히 기록한다는 것은 꿈일 뿐이다.

  촬영일시 데이터가 나오도록 간단히 사진을 찍어 놓으면 산행 중에 있었던 일들이

  순서대로 전부 기억 해내는데 크게 도움이 된다.